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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 있던 글을 부분 수정했습니다*


자유도는 여러분들이 읽어도

제작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들이 다수였죠.

이번엔 나름 얻어갈 점이 있는(?)

어떻게 보면 또 당연한...

직관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직관성은 게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자유도가 없는 게임은 아쉬운 게임이지만

직관성이 없는 게임은 끔찍한 게임이 됩니다.

 

인간은 시각에 가장 의존하는 생물이므로,

직관성은 당연하게도 시각을 통해 표현됩니다.

 

직관성이 높은 게임일수록

플레이어가 개발자의 의도에서 벗어나

돌발적이고 오류 가득한 상황을 만들어 낼

확률이 적어지는 것이죠.

(물론 특정 BJ는 오류 제조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돌발적인 행동을 즐겨 하지만요)

 

포탈2의 경우 유심히 보지 않으면 플레이어가 알아채기 힘든 직관성이 있습니다.

플레이하며 포탈을 쏘게 되는 중요한 단서인 부분은

항상 일반 타일과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밸브의 경우 플레이어가 특정 맵에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분석하는 데에 꽤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하프라이프2 : 로스트 코스트 이후의 게임부터 확인할 수 있는

개발자 코멘터리에서 이런 고민들을 볼 수 있죠.

 

어떤 맵에서는 갑자기 조용한 분위기와 함께

탁 트인 공간을 줌으로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해당 지역에서의 전투가 다가옴을 암시하고,

 

스위치를 끄는 부분이었던 것을

플레이어의 파괴본능을 충족시킴으로 인해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하여 일부러

스위치를 끄는 대신 스위치를 파괴할 수도 있게 바꾸는 등,

플레이어의 머리 위에서 그들을 관찰하는 것에 많은 고민을 합니다.

 

직관성은 암시하는 것입니다.

만약 오픈월드 게임을 하는데 플레이어가 강을 발견했다고 칩시다.K-200.png

이 경우 플레이어는 3가지 경우를 예상하게 됩니다.


 K-203.png

1. 들어가면 죽을 것이다.

2. 수영 기능이 있을 것이다.

3. 보이지 않는 벽이 있어 들어갈 수 없을 것이다.

 


1번의 경우 개간된 강과 같이 도보와의 높낮이가 확연히 다르고,

강의 깊이가 지나치게 깊어보이게 하는 식으로

1번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혹은 아예 물이 아닌 다른 오브젝트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맵을 화산으로 변경해 버린다면

물은 용암이 될 테니 들어가면 안된다는 인식이 매우 강하게 들죠.


반면 빠지면 죽을 물임에도 물 위에 요트가 떠 다닌다거나,

뉴욕시를 무대로 한 게임인데 유난히 자유의 여신상이 디테일이 있어보인다던가...

그러면 플레이어들은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고 무작정 물에 뛰어들겠죠.

 

그러나 1번은 불친절한 시스템이므로 과거에 사라진 지 오래인 시스템입니다.


2번일 경우, 플레이어가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수영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스토리라인상 수영을 할 수 밖에 없는 구간을 만듦으로서

튜토리얼과 함께 자연스럽게 시스템을 소개하거나,

강 위에 여러 오브젝트가 돌아다님으로서

'안전한 곳이다' 라는 인식을 주어야 합니다.

2D게임인 경우 물의 바닥을 만드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3번은 1번과도 같습니다.

단지 게임오버를 보는 것을 싫어하는 플레이어를 배려하기 위해

애초에 물로의 접근을 막는 것입니다.

요즘은 1번보다 사용빈도가 높은 편이지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2번 아닐까요?

프로그래머 죽어나는 소리


K-201.png

(이렇게 변경한다면...)

( K-202.png 

(그나마 납득할 수 있게 됩니다)

 

프시케를 만들 때에 플레이어의 동선을

일부러 게임의 의도대로 유도하고자 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실패했지만

환자가 플레이어의 앞을 지나가더니

환자가 들어간 아래의 방에서 소리가 났다는 말을 해주는 것이었죠.


K-169.png 

(게임 내의 유일한 갑툭튀 장면)

 

당시에는 플레이어가 궁금함을 느낄 것이라 보았고,

때문에 아래의 방을 먼저 들어갈 것이라는 의도로 만든 곳이었습니다.

보통 혼자 있을 때 무슨 소리가 나면 무서우면서도 그곳에 가려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 호기심을 유발시켜보려고 했던 곳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아랑곳않고 게임을 진행하곤 했죠.

실패한 직관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K-168.png


프시케의 메뉴는 괜찮은 직관성을 갖추고 있다고 봅니다.

아이콘 자체는 최대한 해당 기능을 상징할 만한 아이콘을 사용했고,

메뉴 방식도 윈도우의 Alt+Tab을 참고해서 생소하지 않게 했죠.

물론 불편하다고 뭐라 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기본메뉴를 안만져 봐서 그런 불평을 하는 걸 거에요, 아마.

 

플레이어가 지나온 길을 다시 뒤돌아오지 못하도록 구역 자체를

막는 방법도 사용했죠. 이제는 별로 쓰고싶지 않은 기능입니다. 

원래 철창은 소스테이지의 느낌보다는 그저 환자간의 격리를 한다는 설정이었지만

게임 내에서 나오는 갖가지 버그유발을 방지하기 위해

데빌메이크라이에서 배운 대로 철창의 역할을

영역 구분으로 정해 두었습니다.

다만, 이런 진행방식은 자유도를 크게 제한하는 형식입니다.


여담이지만 베타버전에서는 해당 층을 클리어하면 철창을 열 수 있도록 했었으나,

베타 플레이어들이 한 층만을 클리어 한 뒤 아래층 철창을 모두 열고는

바로 맨 윗층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훌륭한 게임 플레이였지만 스토리를 과하게 스킵하는 것은 원하지 않았기에

결국 열리지 않게 조정했고, 이는 자유도의 하락을 불러왔습니다.


또한 프시케에서는 똑같은 오브젝트가 여러 개 있는 맵의 경우

(책장이나 쓰레기통 등)

그 곳에서 처음 조사할 경우 무조건 아이템을 주도록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사 노가다를 없앤다고 설정한 방식이었는데,

생각이 짧은 부분이었습니다.

오히려 2번째~3번째 조사하는 곳에서 아이템을 주었어야 했을텐데...

실황을 볼 때마다 다들 처음 아이템을 얻고선 주변의 오브젝트까지 다 조사하더군요.

역시 실패한 직관성입니다.

 

이때의 실패를 기반으로 삼아,

모르페우스에서는 전반적으로 정적인 맵에

유일하게 애니메이션이 있는 오브젝트를 넣어 보았습니다.

플레이어는 필히 그 오브젝트를 조사할 것이고,

그러면 그 오브젝트가 저장 오브젝트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건 어느정도 성공했습니다. 

 

요로코롬에서는 아예 대놓고 직관성을 내세웠습니다.

마우스를 사용하게 했고, 모든 메뉴와 기능을 게임 전반부에 배치했죠.
K-186.png

K-187.png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공개한 것입니다.

튜토리얼은 Running Cat의 튜토리얼을 참고했습니다.

간결하고 인식하기 쉽도록 만들었습니다. 픽쳐 두 장만으로 해결했죠.


이번 인터페이스의 시도는 성공했는지 아직 모니터링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애초에 다마고치라는 장르를 기반으로 한 게임인지라

다들 플레이방법을 알고 있어서일까요,

인터페이스가 편하고 불편하고에 대한 의견은

잘 받지 못했습니다.


제작중인 게임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용해 봤습니다.

특정 이벤트가 있거나 기능이 존재하는 곳에 모두 움직이는 화살표를 그려넣었습니다.

이미 여러분들 중에는 반짝거린다던가 등의 효과로 조사할 곳을 표시해주는 분들도 계시죠.


K-193.png 


혹은 고전 RPG처럼, 대화 속에서

힌트를 강조함으로 플레이어에게 각인을 시키는 방법입니다.

다만 스킵을 좋아하는 플레이에는 부적합하며,

RPG나 추리 등 대화를 몰입하며 읽는 장르에 적합합니다.


K-197.png

 

공포게임 아웃라스트의 연출 역시,

공포게임이라면 비단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 매우 잘 녹아들어 있습니다.

 

귀신이 튀어나와줘야 할 곳에서는 튀어나와 주고,

휠체어에 홀로 앉아있는 환자는

플레이어가 지나가면 덮칠거라는 메세지를

은근하게 던져주죠. 


물론 저는 무서워서 시작하자마자 껐습니다...

 

퀘스트 라인을 할당할 때에도 직관성이 필요합니다.

주인공이 퀘스트를 받은 뒤에,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길을 잃거나 한눈을 팔지 않도록 보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저같은 경우에는 지독한 길치인지라,

길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항상 헤매거나 엉뚱한 곳으로 가곤 합니다.


자유도를 포기한 대신 놀라운 수준의 직관성을 보유한 게임 중 하나가

바로 바이오쇼크 시리즈입니다.

그 중 켄 러빈이 총괄한 1과 인피니트가 특히 더욱 그렇습니다.

2는 왜 언급을 하지 않았을까요?

주관적인 이유입니다.

1과 인피니트는 모두 게임을 시작하면 주변의 환경을 더 이해하고,

매력적인 세계관에 대한 탐구를 하기 위해 맵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NPC들의 대사 하나하나마저 주의깊게 관찰합니다.


하지만 2의 동선은 평범한 fps같았습니다.

주의깊게 무언가를 관찰하고 싶어도

그냥 오디오 로그 수집을 위해서 할 뿐이었구요.

때문에 1과 인피니트는 일직선진행을 함에도 불구하고

꽤 높은 자유도를 즐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LOL의 경우도

인터페이스가 친절할 수록 해당 스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할 이유가 줄어드니까...

(스킬의 범위를 설명에서는 숫자로 적어주지만 캐릭터 주위에 보여주는 원이나 사거리 등의

인터페이스로 보여주는 것이 더 직관적인 이유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게임플레이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직관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에는 사진을 많이 넣진 않았지만

직관성은 말 그대로 시각의 문제라

여러분에게 시각적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사진들을 첨부했습니다.

이해에 도움이 된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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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피

2015.03.27 15:39:36
*.212.223.2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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